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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다락방15

[일상일기] 벚꽃만개, 숨통이 틔다 2020.4.5. sun 오늘 잠깐 사무실에 나가 마무리 지을 일이 생각나서 슬렁슬렁 걸어서 집을 나섰다. 얼마 안 걸리는 건 알고 있었지만 진짜 걸어가보기는 처음. 사회적 거리두기, 물리적 거리두기 때문에 잘 돌아다니지를 못하는 게 엄청나게 스트레스다. 이왕이면 잠깐이나마 돌아다닐 명분이 있을 때 주변을 둘러보면서 가고 싶어서 휴대폰도 주머니에 넣고 산책하는 기분으로 걸었다.사무실 가는 길에 있는 꽃 만개 지역에 도착했는데 골목 사이에 푸릇푸릇한 나무들이 먼저 보여서 아 여긴 벌써 떨어지고 있는건가...했는데노노. 아니요. 그럴리가요. 천변을 따라 쭉 늘어선 벚꽃들이 만개했다. 며칠 전 밥먹으러 나와서 본 풍경과 또 다르다. 살랑살랑 바람이 부니 바람에 흔들려 날리기까지.사무실 맨날 걸어다녀도 좋겠다 싶을만큼 길이 너무 좋다... 2020. 4. 5.
[생각일기] 의식의 흐름대로 쓴 글, 일에 대한 얘기 조금 2020.4.4. sat 하루에 한 편씩 글을 올린다는 게 참 재미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요즈음 하고 있는 일들 중에 제일 재밌다. 함께 매일매일 한 편의 글을 올리는 동지들이 있어서 힘도 되고 자극도 되고. 생각해보면 함께 한다는 것의 의미를 나는 잘 몰랐던 것 같다. 혼자 글 쓰는 걸 좋아했고, 혼자 노래부르는 걸 좋아했다. 일 할 때도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하는 걸 더 선호한다. 물론 일은 필연적으로 다른 사람의 손이 함께 할 수 밖에 없지만. 생각을 쓰기 시작하면서 '함께'가 뭔지 느끼게 됐다. 내 글에 공감하는 사람이 있고, 내 마음을 쓴 글을 들여다보면서 뭔가 생각 할 게 생기는 사람이 있는데 그건 하트모양의 공감버튼과 댓글로 표현된다. 나도 다른 사람들의 관심사와 생활과 생각을 슬쩍 들여다보고 응원 한 줄, 공.. 2020. 4. 4.
[일상일기] 다시, 직장인 2020.4.1. wed 다시, 직장인 첫 출근을 했다. 출근 직전까지도 싱숭생숭했다. 프리랜서를 꿈꾸고 있었으니까! 어느정도 계획도 됐고 능력도 이쯤되면 되지 않을까 싶었으니까! 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안)한 이유도 충분하다. 첫째, 당장 상담비를 충당해야 함 둘째, 능력이 된다고 하기에는 업무 9년차이나, 실제로 제대로 일 해 본 적이 없고 배운 게 없는 것 같다는 나만의 불안함 셋째,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이나 생각이 얼마나 효용성 있는 것인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함 넷째, 결혼 준비를 진지하게 고민중인 시점에서 돈을 모아야 하는 건 아주 냉정하게 인지하고있어야 할 현실이니까 아무튼 그렇게 백수 생활을 4월에 마무리하고 다시 일을 하기로 마음먹은 게 3월이었다. 마음 먹자마자 운명인 양 예전부터 생각했던 자리 하나의 공고가 .. 2020. 4. 1.
[생각일기] 의식의 흐름 2020.3.31. tue 오늘이 지나면 임시백수 생활의 다섯 달이 끝난다. 예상하고 계획한 시기에 다시 직장인이 되는 건 맞는데, 왠지 약간의 루틴이 생기며 익숙해진 이 백수 생활을 벗어나는게 아쉽다.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된 프리랜서를 꿈 꿨는데! 백수가 되면서 엄청 원대한 꿈을 아주 여러개 꿨었다. ● 집을 엄청 깨끗하게 청소해야지! - 한 이주 정도 도전했다가 나 혼자 가능한게 아님을 깨닫고 지쳐있다 ● 아주 부지런한 백수가 돼야지! - 다섯 달 내내 평균 8시~9시를 기록한 기상시간, 취미활동, 약간의 프리랜서 알바 생활 ● 글을 열심히 써서 어딘가에 연재를 시작해야지! - 여기에! 시작했다. 사실 그 전에 인스타에 글쓰기 계정이 있었는데 어떻게 통합하고 어떻게 연계해서 운영할지 고민하는 중 ● 시도 쓰고, 노래도 만들 수.. 2020. 3. 31.
[생각일기] 상담 기억을 위한 기록 2020.3.24. tue 2주 만에 개인상담을 다녀왔다. 마지막 개인상담과 오늘 사이에 세 번의 집단이 끼어 있었고, 그동안 나는 정체를 겪었다. 왜인지 모르겠는데 저항이 많이 커져서 남의 이야기에도 집중도 이입도 잘 안되었고, 그렇다고 내 마음에 잘 집중이 되는 것도 아니었고. 지지난주 상담 때 많이 불편한 얘기를 꺼내놓았어서 그럴 거라고 예상이 되어 선생님께 말씀드렸더니, '마음이 머무르라고 보내는 신호인 거다. 치료의 과정에서는 저항도 필요하고, 그렇게 머무는 것도 필요하다'고 하셨다. 집단상담은 모두의 고민과 불안과 불편이 오가는 자리인 만큼 매 순간이 기쁘고 행복할만한 곳은 아니다. 근데 거기에서 나는 동질감을 느끼고, 공감과 위로를 받고, 사람들과 연대한다. 최소 6개월, 보통 2년 이상 상담을 진행해 온 집단원들은 .. 2020. 3. 24.
[생각일기] 우울과 무기력 2020.3.23. mon 무기력에 쭈욱 지배당하기를 거의 한 달. 상담치료는 두 달째 계속되고 있고, 나를 들여다본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이었는지를 깨닫고 있다. 깊이 들여다 보는 날도 확실히 있지만 보통은 그저 겉핥기 정도. 너를 좀 봐줘. 어디에 있니? 그래 있는거 알아. 거기 있는거 알아. 괜찮아. 선생님의 말이 계속 귓가에 머물고, 펑펑 울면서 찾았던 나는 뒤를 돌아 웅크린채 시커먼 어둠 구석에 박혀 있었다. 다시 뒤 돌아보지 않겠다는 듯이. 그 장면이 눈 앞에 맴맴 돈다. 내가 받았던 상처를 똑바로 보기가 참 무섭고 어렵다. 기억들이 별것 아닌 거 같으면서도 그 당시의 감정이 차오르면, 감정이 감당되지 않는다는 게 뭔지 너무 알겠더라. 그러다가 일상을 살면 또 잊혀진다. 생각이 났다가, 막혔다가, 어느순간은 물 밀듯이.. 2020. 3.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