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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일기] 의식의 흐름 2020.3.31. tue 오늘이 지나면 임시백수 생활의 다섯 달이 끝난다. 예상하고 계획한 시기에 다시 직장인이 되는 건 맞는데, 왠지 약간의 루틴이 생기며 익숙해진 이 백수 생활을 벗어나는게 아쉽다.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된 프리랜서를 꿈 꿨는데! 백수가 되면서 엄청 원대한 꿈을 아주 여러개 꿨었다. ● 집을 엄청 깨끗하게 청소해야지! - 한 이주 정도 도전했다가 나 혼자 가능한게 아님을 깨닫고 지쳐있다 ● 아주 부지런한 백수가 돼야지! - 다섯 달 내내 평균 8시~9시를 기록한 기상시간, 취미활동, 약간의 프리랜서 알바 생활 ● 글을 열심히 써서 어딘가에 연재를 시작해야지! - 여기에! 시작했다. 사실 그 전에 인스타에 글쓰기 계정이 있었는데 어떻게 통합하고 어떻게 연계해서 운영할지 고민하는 중 ● 시도 쓰고, 노래도 만들 수.. 2020. 3. 31.
[생각일기] 상담 기억을 위한 기록 2020.3.24. tue 2주 만에 개인상담을 다녀왔다. 마지막 개인상담과 오늘 사이에 세 번의 집단이 끼어 있었고, 그동안 나는 정체를 겪었다. 왜인지 모르겠는데 저항이 많이 커져서 남의 이야기에도 집중도 이입도 잘 안되었고, 그렇다고 내 마음에 잘 집중이 되는 것도 아니었고. 지지난주 상담 때 많이 불편한 얘기를 꺼내놓았어서 그럴 거라고 예상이 되어 선생님께 말씀드렸더니, '마음이 머무르라고 보내는 신호인 거다. 치료의 과정에서는 저항도 필요하고, 그렇게 머무는 것도 필요하다'고 하셨다. 집단상담은 모두의 고민과 불안과 불편이 오가는 자리인 만큼 매 순간이 기쁘고 행복할만한 곳은 아니다. 근데 거기에서 나는 동질감을 느끼고, 공감과 위로를 받고, 사람들과 연대한다. 최소 6개월, 보통 2년 이상 상담을 진행해 온 집단원들은 .. 2020. 3. 24.
[생각일기] 우울과 무기력 2020.3.23. mon 무기력에 쭈욱 지배당하기를 거의 한 달. 상담치료는 두 달째 계속되고 있고, 나를 들여다본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이었는지를 깨닫고 있다. 깊이 들여다 보는 날도 확실히 있지만 보통은 그저 겉핥기 정도. 너를 좀 봐줘. 어디에 있니? 그래 있는거 알아. 거기 있는거 알아. 괜찮아. 선생님의 말이 계속 귓가에 머물고, 펑펑 울면서 찾았던 나는 뒤를 돌아 웅크린채 시커먼 어둠 구석에 박혀 있었다. 다시 뒤 돌아보지 않겠다는 듯이. 그 장면이 눈 앞에 맴맴 돈다. 내가 받았던 상처를 똑바로 보기가 참 무섭고 어렵다. 기억들이 별것 아닌 거 같으면서도 그 당시의 감정이 차오르면, 감정이 감당되지 않는다는 게 뭔지 너무 알겠더라. 그러다가 일상을 살면 또 잊혀진다. 생각이 났다가, 막혔다가, 어느순간은 물 밀듯이.. 2020. 3. 23.
[차량관리] 물티슈 세차 후기 2020.3.20. fri 예정에 없던, 생각도 안 했던 화천 드라이브와 나들이. 빈둥빈둥 돗자리를 깔고 누웠다 일어났다 햇볕도 맞고 바람도 쐬고. 해는 엄청나게 뜨거운데 바람은 또 드세서 감기들겠다 싶을 때 자리에서 일어났다. 집으로 돌아가려고 운전석에 앉았는데 사이드미러에 먼지가 잔뜩 앉아서 뒤가 안 보일 지경 아닌가. 화천까지 갔으니 뭐 아주 안 보이는 건 아니었지만. 아무튼 처음에는 신경이 쓰여서 흰둥이 귀만 닦아주려고 한 것 뿐인데, 지지한 엉덩이까지 신경쓰이는 바람에 트렁크를 열었다. 털이개를 꺼내서 슥슥삭삭 문질렀는데 아 생각보다 너무 안 지워지네. 조수석에 가서 물티슈를 꺼냈다. 실수는 여기서 시작됐다. 물티슈로 닦았는데 해가 너무 좋은 나머지 닦기 무섭게 먼지가 말라붙고 순식간에 물티슈가 마르면서 닦아내기 너무.... 2020. 3. 20.
[생각일기] 잠 오는 새벽 2020.3.15. sun 졸려 죽겠다. 이미 저녁 때부터 눈은 졸음에 못이겨 새빨개져 있었다. 그런데도 눈을 감지를, 잠에 들지를 못하겠다. 우울하다. 불면과 과수면을 안고 두통과 메스꺼움과 싸워댄다. 과거의 망령들이 따라다니며 숨을 쉬지 못하게 해. 두 번째 집단상담에 참여했다. 잡아채지지 않는, 정리되지 않은 생각들이 부유물처럼 떠다니다 사라지길 여러 번. 왠지 울고 싶지가 않아서 생각을 깊이 하지 않은 것도 있다. 그 생각들의 찌꺼기같은 감정들만 남은 채로 얘기를 많이 하지 못하고 종료됐다. 각자의 내밀한 아픔들, 우울, 이겨내는 과정들, 약함, 불안, 강함 또는 의지. 2시간 반 동안 아주 많은 감정과 생각과 지지와 공감이 오고 갔다. 이따가 반주를 해야 한다는 현실이 감사하지가 않다. 감사하지 않아. 매일 갖고 있는 내.. 2020. 3. 15.
[상담일기] 오래된 나의 깊은 물: '아주 멀쩡한 사회인'의 전혀 멀쩡하지 않았던 속 얘기 [1] #1. 나는 언제나 나에게 관심이 많았다 세상 누구보다 '나'를 사랑하고 '나'에게 관심이 많은 '나' 그런 '나'는 '나'를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2004년. 고등학생이 되어서 원래 살던 시골을 떠나 근처의 중소도시로 학교를 다니게 되었다. 그때 처음 몸이 집에서 독립을 했고, 용돈을 받아 내 가계를 꾸리기 시작했다. 스스로 돈을 운용하게 되고 나서 샀던 첫 책이 프로스트의 정신분석학을 다룬 였다. 한창 '내가 누구인가' 고민을 깊이 하던 시절이었고, 서점에서 책을 구경하다 이끌리듯 사게 됐다. 대학 전공서 두께의, 알 수 없는 단어들이 가득한 그 책을 이해가 갈 때까지 몇 번이나 읽었다. 가장 크게 와 닿았던 것은 상담자도 본인의 감정을 풀어야 하고, 내담자에게 받은 부정적인 것들을 다시 해소해야.. 2020. 2.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