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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예술인에게 조건 없는 10만원을, #오아시스딜리버리

by 홀로Hollo 2020. 4. 3.

 

활동하는 업계가 문화예술계다보니 아무래도 나는 예술인들이 가장 걱정된다.

당장 수입이 없을 때 그들이 어떤지 너무나도 잘 아니까. 어느정도 규모 있는 기획사라고 하더라도 돈을 쌓아놓고 사업하는 환경을 마련하는 곳은 (내가 알기로는) 거의 없다. 예정했던 일정이 사라진다는 것 자체가 지금 당장 수입원이 똑 떨어짐을 의미한다. 통장 잔고가 집 밖으로 나가는 것조차 망설이게 만드는 생활이 시작된다는 거다. 심지어 며칠 전까지의 신분을 두 어 달 정도 유지했다면 나도 대상자가 됐을지도 모르겠다. 실업급여마저 종료 된 프리랜서 기획자라니.

 

이 시점에 취직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진심으로. 단순히 월급을 꼬박꼬박 받는 게 다행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나는 프리랜서로 하고 싶었던 일 중에 하나를 직장에서 하게 됐으니 이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그래서 더욱 이 상황 속에 현장에 덩그러니 놓여있을 많은 동료들에게 연대적인 책임감을 느낀다.

 

어제 페이스북을 하다가 전 직장 상사님의 글로 오아시스딜리버리라는 캠페인을 접했다. 몇몇 떠오르는 동생들이 있어서 글을 얼른 복사해서 올렸고, 그 중 한 동생에게 처음으로 연락이 왔다. 몇 시간 기다린 뒤에 또 다른 분께 연락이 왔다. 한참 어린 내게 캠페인 수혜를 요청하신 것을 보면 지금 현장의 상황이 얼마나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걸까 싶었다.

 

내 이번 캠페인은 끝이 났지만 월급이 들어오고 여윳돈이 마련되면 다시 참여 하려고 한다. 그리고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예술을 동경하는, 공연 보고 전시 보러 가고 싶은데 다 취소돼서 못 가고 있는, 나 대신 누군가가 예술적으로 문화적으로 가치 있는 일을 해주었으면 하고 바라는 많은 사람들에게 이 캠페인이 전달되었으면 좋겠다.

 

공연은 절대 뚝딱 만들어지지 않는다. 연극이라면 대본을 쓰는 작가의 시간이 필요하고, 무대에 어떻게 올릴 지 고민하는 연출의 시간이 필요하고, 다 함께 만나 작품을 분석하고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배우의 시간이 필요하고, 무대의 장치를 만들고 조명과 음향을 세팅하고 배우들과 합을 맞추는 스태프들의 시간이 필요하다. 글도 절대 뚝딱 써지지 않는다. 아이디어를 기록하는 시간이 필요하고, 자료를 수집하는 시간이 필요하고, 사람을 만나는 시간이 필요하고, 나의 말로 다듬어내는 시간이 필요하고, 글로 완성하는 시간이, 퇴고하는 시간이, 책으로 나오기까지 출판사나 인쇄소와 소통하고 덜어내고 더하는 시간이 또 필요하다. 음악도, 전시도 다 마찬가지일 거다. 이 시간을 통해 예술인들이 마음으로 존중되는 것을 넘어 금전적으로도 존중되는 기반이 되기를 바란다.

 

#오아시스딜리버리란 서울문화재단 오진이 전문위원과 권기원 기획자, 김유진 기획자가 시작하여 젊은 예술가, 기획자들에게 조건 없이 10만원씩 보내주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캠페인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문화예술 전반이 힘든 상황에서 어려운 사람들에게 비록 적은 돈이지만 목이라도 축이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닫힌 공연장과 전시관, 기약없이 미뤄진 보조금사업들과 정책들로 인해 창작활동보다는 당장의 통장잔고와 생활고를 걱정하고 있을 많은 예술인들을 위한 캠페인입니다. 예술인의 예술활동이 단절되지 않도록 선의를 보태주세요. 1명에게 10만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지원하는 것이 캠페인의 핵심입니다.

 

혹시나 싶어 첨언하자면 물론, 공공기관에서도 기존 사업을 대체할 직간접적 지원과 온라인 활용방안 등의 대책을 열심히 강구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중이에요. 그럼에도불구하고 많은 예술인들의 활동이 불투명하고 어렵습니다. 젊은 예술가와 기획자들의 경우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생계를 위한 취직으로 이어져 이후의 활동을 담보할 수 없게 되는 일도 아주 많을 것 같습니다. 나이 있는 예술인의 경우 자존심에 차마 손을 내밀지 못하고 활동을 접게 될지도요. 현장에 있어 본 누구나 하나같이 말합니다. 다른 어떤 간접적인 지원보다 직접 건넨 10만원이 도움이 된다고. 자존심에 차마 입 밖으로 내지 못했지만 힘들 때 먼저 다가와 돈으로 도와 준 누군가들 덕에 버티고 살 수 있었다고요.

 

 

 

(본문)

#오아시스딜리버리 캠페인이란?
서울문화재단 오진이 전문위원과 권기원 기획자, 김유진 기획자가 시작하여 젊은 예술가, 기획자들에게 조건 없이 10만원씩 보내주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캠페인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문화예술 전반이 힘든 상황에서 어려운 사람들에게 비록 적은 돈이지만 목이라도 축이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이 캠페인의 착한 의도를 담아 함께 시작해 보고자 합니다.

공연 등이 끊겨 생활이 어려운 예술가에게 조건없이 10만원씩 후원하는 “#오아시스딜리버리” 하세요.

 

돈을 받는 사람에게 얼마나 힘든지 묻지도 않습니다.
계좌번호만 물어보고, 누가 지원 받았는지도 구체적으로 알리지도 않습니다.

저는 00분께 보내드리려고 합니다.

조건없는 후원입니다. 부담없이 메신저로 연락 주십시오.
서로의 믿음으로 어려운 상황을 함께 이겨 나갑시다.

 

* 예술가 매칭이 어려운 분들은 연락주시면 도움을 드릴 수 있습니다.

 

#오아시스딜리버리 #예술가 #믿음 #극복

#오아시스딜리버리 캠페인 참여방법
1. 본 캠페인에 후원자로 참여하고 싶은 분들은 본문에 안내된 <복붙 내용>을 본인의 페이스북에 올리고 #오아시스딜리버리 태그를 걸어주세요.
2. 주변에서 코로나19로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예술가, 기획자를 수소문해 봅니다. 어려움에 처한 분들은 먼저 도움을 요청하기가 쉽지 않으니 따듯하게 먼저 다가가 주세요.
3. 예술가, 기획자가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시면 재빨리 10만원을 송금합니다.
4. 이렇게 느슨하지만 든든한 호혜적 관계가 하나 생겨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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